
제주특별자치도는 '24~'25년산 제주 밭작물 조수입이 1조 814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8,463억원 대비 27.8% 증가한 수치로, 감귤에 이어 ‘밭작물 조수입 1조원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조수입 상승에는 월동채소가 효자 역할을 했으며, 품목별 적정 재배면적 유지가 주요한 요인으로 파악된다.
적정 재배면적 유지로 공급 과잉이 완화되면서 가격이 안정적으로 형성됐고, 이에 따라 경매 단가와 총 조수입이 동반 상승했다. 이는 통합마케팅 사업 등으로 판로를 다변화한 결과이자, 품목별 재배면적을 조절해 생산량 감축을 유도한 ‘토양생태환경보전사업’의 뒷받침 덕분이었다.
토양생태환경보전사업은 단순한 지원사업이 아니다. 토양과 지하수를 보전하고, 품목별 재배면적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여 과잉생산을 예방하는 핵심 제도다. 이를 통해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시장의 수급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사)제주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에서 해당 사업의 신청을 받고 있으며, 신청기간은 8월 29일까지다. 신청대상은 월동무, 당근, 양배추, 브로콜리 품목의 계통출하 실적이 있는 농가 또는 제주형 자조금 단체 회원 농가다.
참여 농가는 해당 품목 대신 휴경하거나 녹비·사료작물, 식량작물 등 지정 대체작물을 재배할 경우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1년차에는 ha당 420만원, 2년차에는 ha당 450만원이 지원된다.
문제는 올해 토양생태환경보전사업 신청 면적이 지난해 384ha에서 137ha(8월 12일 기준)로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이대로라면 품목별 재배면적 조절과 가격안정이 어려워지고, '24~'25년산과 같은 1조원 조수입 성과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신청 면적 감소의 원인으로는 올해 가격 호조로 농가들이 내년에도 낙관적인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막연한 기대에 따른 면적 확대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공급 과잉과 가격 폭락이라는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지금이 바로 농가 여러분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한 때다. 농가 한 분 한 분의 참여가 모여야 제주 농업의 미래를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 오늘의 선택이 내년 농가 소득을 좌우한다. 신청 기간 내 꼭 참여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